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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3월 12일 (월) 04:04
연합시론> `이어도 분쟁'에 관한 우리의 엇갈린 시각

 

(서울=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이어도 문제는 근본적으로 영토분쟁이 아니며, 중국과 수역이 겹치는 구간을 조정하면 자연스럽게 한국 관할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대통령과 편집ㆍ보도국장 토론회'에 참석해 한.중간 외교 현안으로 부상한 이어도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어도는 우리 영토인데도 중국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외교문제와 깊이 연결돼있다"며 외교력 부재를 지적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균형 외교를 해야 하는데 중국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4ㆍ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결성한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어도 문제는 중국의 팽창주의만 문제삼을 수 없는 대목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강행은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두 야당 대표의 3색(色) 발언은 중국이 지난 3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선 속내를 우리가 자발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것같아 씁쓸한 심경을 감출 수없다.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우리의 해양주권과 직결된 이어도 문제를 놓고 음성다중 신호를 보내는 것은 국익수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소모적 국론분열만 자초할 뿐이다. 국가안보와 주권에 속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조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가뜩이나 혼돈이 극에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불필요한 부담을 안겨주고 소모적 국론분열만 초래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최소한 중국이 총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예민한 사안을 인터뷰 형식을 통해 외교갈등을 촉발하고 나선 배경이 과연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본 뒤 정부와 대책을 협의하는 절차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본다.

주한 중국대사관 담당자는 이날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중국 정부의 진의를 따져 물은데 대해 이어도는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속하고 한국이 과학기지를 건설한 것에 대해 계속 항의를 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어도는 지리적으로 우리 측에 더 근접해있으므로 EEZ 경계획정 이전이라도 명백히 우리의 EEZ에 속한다"며 중국 정부가 관할권을 행사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2003년 과학기지 설립 이후 중국이 간헐적으로 이어도 해역에 관할권을 주장해왔지만 이어도가 정기순찰 대상에 포함된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배경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내 정국상황도 한 몫을 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제주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해군이 부산보다 14시간30분이 단축된 7시간만에 이어도에 도착할 수 있어 영해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작전을 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 사태와 탈북자 강제북송에 이은 이어도 관할권 분쟁은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이 선린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는 커녕 `한국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외교적 마찰을 초래한 이들 사안이 새롭게 돌출된 것은 아니지만 한결같이 중국 측이 먼저 원인제공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김정은 후계체제 등장을 계기로 남북한에 대한 등거리 외교를 통해 자국의 이익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이어도 문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논란에 대한 해답을 역설적으로 제시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3/12 18: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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